일단 나는 80년대 초반 태생이야. 우리때 진짜 공부 잘하고 잘나갔던 선배들이 어디갔는줄 알아? 리먼브러더스 들어갔어, 맞아 그 리먼브러더스. 취업하고 1~2년만에 길 한가운데 퇴직금도 없이 나앉은거야. 또 내 나이때 공부 좀 한다고 했던 애들이 취업한데가 어딘줄 알아? STX. 걔네도 취업하고 3~4년만에 늦은 나이에 재취업 하느라 피똥 쌌어. 반면 아무도 안가던 지질학과 간 선배는 아람코 가서 한, 미, 사우디 각각 회사에서 준 집 두고 잘 살아. 젊은나이에 다른 사람보다 웨이 포인트를 빨리찍은건 분명히 대단한 성취지. 하지만 그때 인생을 즐기고 고삐를 바짝 조이지 않았다고 실패하는건 아냐.
대학교 다닐 때 못살아도 다 해외 여행 가는데 휴학해서 몇개국 가는 게 뭔 대수라고 인스타에 여행한 나라 국기 박고 자기만 행복하면 되기는 한데 이상하게 다 똑같아 보임ㅋ 뭐가 없어 뭐가. 왜일까? 한국 특징 같은데 “아, 난 취업 준비 잠시 미루고 해외 다니면서 생각 좀 넓혀볼거야” 아 그래? 그냥 그런 유행 같은 느낌 해외 가서 느낀 그 ‘생각’을 공유해줬으면 싶은데 인스타에 꼴랑 사진만 박으니까 생각 없어 보임
애시당초 저 유럽인의 말은 위로가 아니고 공감이라고 보이는데 이걸 위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게 놀랍다. 휴학을 하고 장기여행을 다니는 모습이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하나보네. 이런 편협한 전제를 자기도 모르게 깔고 가는 윗 댓글들의 삶에 진심으로 위로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