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와 흥부 생각하면 쉽지. 보통 부자는 가난하고 어리석은자들을 탐욕스럽게 착취하는 구조이니 그렇지 뭐. 봉준호 기생충도 기본골조가 '가난하다고 착하지않다. 부자라고 악하지않다' 지. 영화중 직접적으로 대사로 나오고 기택 : 이 집 사모님은 부자인데 참 착해. 충숙 : 부자니까 착한거야. 원래 잘 사는 사람들이 구김살이 없어. 돈이 구김살을 쫙 펴줘.
박찬욱 이 인터뷰도 유명하지
가치관이나 세계관이 혼란스럽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 혼란이 점점 더한 건 과거 사악한 집단으로 여겼던 자본가나 기득권층이 직접 만나보면 상당히 젠틀하고 착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느낄 때다. 화가 나서 미치겠다. 문제는 지금 그들이 창업자나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아니라 2세들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꼬인 게 없는 자들이다. 그래서 착하다. 그러니까 더 화가 나는 거다. 예전엔 못 가지고 무식한 사람들이 착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그렇지도 않다는 것. 빈부의 격차가 인격이나 인성마저도 그렇게 비틀고 있다. 어떻게 이 세상을 바라봐야 할지 참 답답하다. 『말』지를 보면 운동권 내부에도 참 비리와 문제가 많은 것 같고……참으로 진실이 뭔지 혼란스럽다. 영화감독 박찬욱, 2003년 2월 월간 말과의 인터뷰 중에서 진보 진영에 대한 쓴소리를 해달라는 기자의 물음에 길게 침묵하다 꺼낸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