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세모2024.02.02 16:32
20년전, 나 대학교 1학년때
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친해진 친구 무리가 있었다
지방대다 보니 다들 자취를 하거나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기숙사에서 살던 친구들이 하나 둘, 자취 하던 친구방으로 옷짐을
옮기기 시작했고
우리는 결국 친구 한명의 자취방에서 다같이 살게 되었다

대학 입학 후 처음으로 맞은 여름방학.
난 농활에 가게 되었다.
우리 학교의 농활은 2주 가량 지속되는 술 합숙 훈련 같은 느낌 이었다
술이 약한 난 농활에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
헌데.. 친한 친구가 농활을 주관하는 학생회에 있었고
그 친구의 부탁으로 난 농활을 가게 되었다.

2주 가량의 힘든 농활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농활이 끝났다는 것도 너무 좋았지만
2주간 만나지 못한 여자친구를 만날 생각에 더 들떠 있던거 같다.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옷을 갈아입으려 자취방으로 돌아왔더니

농활에 별로 가고 싶어 하지 않았던 걸 알고 있던 친구들이
농활에서 고생한 나를 반겨주기 위해 신나게 놀 계획을 세워놓고
날 기다리고 있던 것이었다.

이 얼마나 고마운가.
헌데, 20살의 나는 성숙하지 못하였나보다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야 하는데
아무런 말도 없이 놀 계획을 세워놓은 친구들에게
“선약을 해야지” 라며 성을 내 버렸다

그러고는 자취방을 박차고 나와 여자친구를 만나러 갔다

지금도 그 친구들과 형제처럼 지내고 있다.

그 형제 같은 친구 중 젤 못생긴놈이 있는데
지난 20년간 그놈한테 “선약” 가지고 한 4만번은
쿠사리를 먹은 것 같다

‘야 선약했어?’
‘야 걔랑은 선약을 해야돼’
‘아 맞다 선약 안했지’

등등

뭐 어쩌겠나.. 내 업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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