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집자식인지2024.02.05 14:47
지나간 날들이 당신에게 슬픔의 기록으로 남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고통과 자기 연민의 도구로 쓰이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아무런 기억도 추억도 아니길 바랍니다.

어떤 계절에 내린 비
어떤 가을날에 떨어진 잎사귀 하나쯤의 일로

고요하게 지나간 일들이길 바랍니다.
당신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지는 않겠습니다.
내 기도가 들리지 않는 세상에서
당신은 당신의 기도로


나는 나의 기도로
서로의 삶을 살아낼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살아서 다시는 서로의 빈 자리를 확인하지 않게 되길 바랍니다.
서로의 부재가 위안이 되는 삶이길 바랍니다.
내가 당신의 손을 놓아준 힘만큼
당신도 누군가의 손을 가장 큰 힘으로 잡게 되길 바랍니다.
우리의 노래는 이제 끝났습니다.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 류근 / 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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