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2024.02.07 15:27
초등학교 다닐때(나땐 국민학교 ㅋ) 부모님이 모두 장거리 맞벌이셔서 진짜 새벽에 나가시고 밤에 들어오심. 집안 형편도 많이 안좋아서 단칸방에 살았음. 그래서 누나랑 난 초등 저학년때부터 집에 있는걸로 밥 다 차려먹고 운동화 스스로 빨고 다 했지. 당연히 비온다고 우산가지고 데리러 오실 수도 없었고. 어느날 또 비가 와서 집까지 뛰어가려고 준비하는데 자기 엄마 기다리던 같은반 애가 "너네 엄마는 왜 비올때 한번도 안와?" 라고 하길래 "야 비 맞으면 죽냐? 그냥 좀 맞고 집에 가서 씻음 되지. 우리집은 원래 이런거 가지고 엄마 아빠 막 달려오고 그렇지 않아 임마~"라고 당당히 큰소리침. 그리고 뒤돌아서 실내화 가방 머리에 얹고 달려가려 하는데 바로 뒤에 어머니가 우산을 들고 계셨음. 그날 따라 뭔가 사정이 있으셔서 일찍 오셨다가 비오니깐 데리러 오셨겠지. 아마도 내 얘기를 들으셨을듯. 그때 같이 우산쓰고 집에 가는 내내 아무 말씀도 없으셨는데 어머니 표정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음. 슬프게 굳어있던 표정이랄까... 난 어린 마음에 딱히 잘못한것도 없는데 주늑들어서 좀 혼란하고 ㅎ 어릴땐 이런 본의 아닌 불효 많이 했는데 다행히 어쩌다 슬쩍 여쭤보면 기억을 못하시는 거 같더라. 그럴때마다 다행이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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