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ㅎ2024.03.21 18:11
1. 우리나라 의료 및 보험체계의 특징
우리나라는 행위수가제 입니다. 의사가 의료행위 당 수가가 정해져 있고 의사는 처방과 수술, 처치를 통해 의료비용을 청구합니다. 반대의 경우가 위에서 말한 급여총액제(의사당 총액의 제한), 인두제(의사당 환자수의 제한) 등이 있고, 이런 제도들을 사회주의 의료체계라고 합니다.

이러한 사회주의 의료체계의 장점(?)은 국민들이 원하는 것처럼 의사들이 지금보단 돈을 많이 벌진 않을 수도 있는 것인데...
실은 그것이 본질은 아니구요.ㅋ
바로 총 의료지출 자체를 국가가 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의사에게 환자 몇 명을 보게 할지, 얼마를 줄 지를 그 나라의 보험제도가 결정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단점 역시 명확합니다. 의사들은 국가에서 정해준 기준 이상의 볼 수가 없고, 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의사 수가 많다 하더라도 접근성은 떨어집니다.

국민과 정부가 좋아하는 통계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맞어요. OCED평균에 비해 의사수가 적습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 환자들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1인당 2-3배 많이 진료를 보고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발표자료) 왜 그럴까요? 우리나라에만 아픈 사람들이 많은 것인가요??
정답은 그만큼 OECD 다른 나라 의사들은 환자를 많이 보지 않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지요.
그들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그렇게 만들어진 제도안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행위수가제는 의사가 많은 환자를 보고 많은 처방과 수술을 하면 수익이 올라갑니다.
그렇기에 야간진료도 보고, 토요일도 열고, 심지어 최근에는 새롭게 문여는 동네의원들은 일요일에도 하지요.
드물지 않게 365 진료본다는 의원들도 있구요. 국민들은 편하게 원하는 과 전문의 진료를 볼 수 있습니다.
의사들이 적었던 시절에는 큰 장점이였지요. 나라에서는 의사들이 알아서 열심히 많은 환자를 보려하려니까요. (물론 숭고하단 이야기는 아니고 개인의 이득을 위해서)
그러나 이런 장점이 이제 큰 단점이 되어갑니다. 특히 고령화되어 건강 보험내 줄 사람은 줄고 늙은 사람들은 많아지는 상황에서는요.

결론은 예를 들면 유럽국가 의사들은 공무원이고, 우리나라 의사는 자영업자?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행위수가제를 유지하면서 의사를 늘리면. 필연적으로 건보는 더 빨리 동나고, 민간보험에 의지해야하는 상황이 더 빨리 올 것이라 걱정하는 것입니다.

2. 의사수가 늘어나는게 건보제정과 무슨 문제?
여기서 환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의사가 더 의료비용을 만드냐는 질문에 대해서
오래 전 지금의 "박민수보건복부차관"이 주도해서 도입한 포괄수가제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됩니다.
포괄수가제는 당시 특정 7개 질환(백내장수술, 편도수술, 맹장수술, 항문수술, 탈장수술, 제왕절개분만, 자궁수술)으로 치료하는데 들었던 모든 비용을 다 "포괄"해서 일정 비용이상을 청구할 수 없게 만든 것입니다.
일종의 진료비 정액제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하는데..
의사는, 아니 의사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허락되는 한 많은 이득을 취하고 손해는 피하고자 하는 것이지요.
이걸 부정한다면 그냥 공산주의가 더 좋다는 말과 같다고 생각하고 더 대화가 통하지는 않겠네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나요?
해당 환자들을 진료 볼 때 외 다른 방식을 통해 수익을 보존하려고 시도하게 됩니다.
그렇게 된 것이 민간의료보험이 있는 환자에서 의사와 환자의 도덕적 해이가 맞물리게 되면 백내장 수술 시 이거저거 섞어 실비 청구를 하는 방법들.. 같은 것입니다. 아니면 더 값싼 재료를 쓰거나 여기서 더 나아가버리면 그 질환 환자를 진료 안 보게 되는 것이지요.

저도 그 의사들을 칭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데 그렇다고 너무 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못해서 망한 과가 여러분이 없다고 외쳐다는 산부인과(제왕절개술과 자궁), 외과(맹장, 탈장, 치질)입니다.
아픈 환자를 진료본다는 숭고한 직업이니 손해와 적자를 감수하지 못한 외과 산부인과 의사들이 나쁜 것이겠지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의사도 돈벌어서 간호사, 원무과 월급주고, 건물주가 아닌이상 임대료도 내고 해야지요.

즉 결론은 늘어난 의사들은 단순히 수익이 N분의 ㅂ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3. 그래서 결론은?
기피과/지방의료를 충족시키기 위해 의사수를 늘린다? 이게 정답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의사수를 늘리면 미용시장이 죽고 자연스럽게 필수과, 기피과로 의사들이 갈 것이다?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렇게 밑고 싶겠지만 .. 이 얼마나 순진하고 위험한 생각인지 의사들은 아는 것입니다.

대중들은 의사가 늘면 의사들이 알아서 시골로도 가고 인기 없는 과에도 가서 결국 국민들이 지금처럼 싼값에 질 좋은 의료를 누릴 수 있을거라 착각하는데..
많은 의사들과 일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처럼 슬프게도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국가의 의료시스템은 흔히 경제학에서 말하는 공급과 수요가 바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공급과 수요는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아니라 어쩌면 의사와 이를 고용하는 병원의 사이 일부 유효한 부분은 있겠습니다.

의사공급이 늘고 지금 정부의 정책처럼 개원가를 억제하는 의료패키지 시스템이 추진되면, 결국 의사는 의사를 고용하는 병원으로 흡수될 것인데..
그 병원들이 모두 의료원이나 지방국립대병원 처럼 국가에서 세금으로 운영합니까?
(현 시점에서도 모든 국가 의료체계에 있어서, 특히 국립대 병원 운영자금에서 국고 지원은 극히 일부입니다...)
아니지요 대부분 돈 많은 자본가들, 대기업들이 만든 병원일 것이며,
그 병원들은 더 많은 의사들을 수용하고 이득을 취하기 위해 비급여진료나 의료외 수익을 늘리기 위한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마저도 돈 되는 과는 더 늘리고 돈 안되는 과 의사는 지금처럼 만나기 힘들 것입니다.

환자 죽으면 소송걸릴 위험성이 높은, 높을 가능성 높은 환자를 보는 과 의사들, 아니면 소아과, 분만하는 산부인과처럼 비급여 진료가 적어서 수익이 별로 안되는 과를 그 병원에서 고용하고 싶을까요?
국민들이 환장하는 이국종교수가 왜 아주대에서 쫓겨났나요? 돈 안되는 비결핵폐질환 연구하고 진료 보시던 삼성병원 고원종교수가 왜 자살하신지 아시나요?

4. 이래도 증원만이 답? 국민80%가 찬성한다?
이 정부가 죽어도 의사 수를 늘리겠다면 제발 분명히 하라는 것입니다.
정부는 의사 수를 늘리면 어떻게, 가깝게는 학사과정, 이후 수련 과정 또 향후 여러 과 전문의의 배출을 어떻게 조율할 것이며
그래서 기피과 전문의는 어떻게 늘어날 것 인지에 대해서요.
그리고 거시적으로 궁극적으로 늘어난 의사들에 따라 이 나라 의료시스템에 생길 변화에 대해서도 말하라는 것입니다.
미국과 같은 민간보험시스템의 도래를 막겠다면 지금의 행위수가제는 포기하고 사회주의 의료체계로 변경하겠다는 말이라도 하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국민들도
이 정부가 정말 이 의료정책을 20-30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추진한 것이 맞는지
의사 수가 늘어나면 어떤 상황이 예상되는지는 조금 더 고민해야 합니다.

이번에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이 통과되면
지금 우리가 세계에 자랑하는 의료시스템은, 심지어 해외에서 지내는 국민들도 병 걸리면 한국으로 들어와 치료 받는 이 시스템은 오래 유지되지 못합니다.
앞으로 건보는 가난한 사람들의 보험으로 정말 최소한의 보장만 유지되는 유명무실한 의료보험이 될 까봐 걱정입니다.

보험회사 주식이 요 몇 주 사이 200%이상 급등한 걸 보면.. 계산 빠른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것 아니겠어요?
앞으로 여러분들이 늘리라고 했던 의사들 거기서 만나시면 됩니다.
아 물론 많은 보험을 드셔야 만날 수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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